F5

목에걸린 말 2012/03/09 01:28
F5

손에서 마우스로 
마우스에서 화살로 이어지던 신경회로가 차단됐다.
신호를 잃은 화살은 제 창을 고집스럽게 붙잡고 
죽은 파리처럼 모니터에 늘러붙었다.
회복될 수 없는 순간의 기억이 
넓은 액자 속에서 눈부시다. 

그럴 땐 F5예요.

창을 닫아 無로 돌아가기 전에
회로를 새로이 고쳐주세요.
기억에 다리를 놓아주세요.
결박된 마음을 풀어주세요.

새 창을 열고 내 생명을 건네기 전에
나의 죽음을 존엄해주세요. 
F5 한번만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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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 밑에 무슨 일이 


펜 끝에서 말이 흘러나와 누런 종이를 적신다
사방 모서리로 기어가는 수천 개의 혀
빽빽한 잔디처럼 솟아오른 문자들이 삑삑 운다
갓난 핏덩이가 묻기를 나는 무엇에서 왔는가
가랑이 사이로 대답한다 나는 모르오 

펜 끝이 마침내 지상에 내려앉지 않는다면
사생아를 받아 품는 치욕도 없으리
그러나 뚜껑은 열리고
두 손가락 사이에 포박당한 채
근원 없는 세상이 창조되었다

신은 분노했을까
당신 너머의 것입니다

두려움 없는 존재를 빌려
펜이 다시 비스듬이 선다






 -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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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우리는 언젠가 모두 천사였을 거야



우리는 때로 사람이 아냐

시각을 모르고 위도와 경도를 모르고

입을 맞추고 눈꺼풀을 핥고 우주선처럼 도킹하고 어깨를 깨물고

피를 흘리고 그 피를 얼굴에 바르고 입에서 모래와 독충을 쏟고 서로의 심장을 꺼내어

소매 끝에 대롱대롱 달고


이전의 것은 전혀 사랑이아냐

아니, 모든 사랑은 언제나 처음

하루와 천 년을 헛갈리며 천국과 지옥 사이 달랑달랑 매달린

재투성이 심장은 여러 번 굴렀지


우리 심장은 생명나무와 잡종 교배한 슈퍼 선악과

질문의 수액은 여지없이 떨어져 자꾸만 바닥을 녹여 가령,

우리는 몇 시입니까?

우리는 어디입니까?

우리는 부끄럽습니까?


외로워 죽거나 지겨워 죽거나 

지금 에덴에는 뱀과 하느님뿐

그 외 나머지인 우리는


입을 맞추고 눈꺼풀을 핥고 우주선처럼 도킹하고 어깨를 깨물고

피를 흘리고 그 피를 얼굴에 바르고 입에서 모래와 독충을 쏟고 서로의심장을 꺼내어

소매 끝에 대롱대롱 달고


재투성이 심장으로 탁구라도 치면서 위대한 죄나 지을 수밖에

뱀마저 자기도 모르게 하느님과 연애한다는데






정한아 

2006년 『현대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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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지은이 장 그르니에 (민음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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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태양, 짙푸른 바다, 오래된 건물, 조용히 빛나는 섬들.. 이 산문집을 읽다보면 가슴 설레는 이국적인 풍경으로 이끌려 들어가는 듯, 잠시 외부로 여행을 떠나는 듯 하지만, 결국 내가 헤매고 방랑하는 곳은 내 안쪽 깊은 장소라는 것을, 책을 덮고 나면 깨닫게 된다.

그래서 나도 어느 낯선 곳에서 될 수 있는 한 가장 남루한 모습으로, 가장 단순한 일상을 반복하며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고독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 나로부터 도피하지 못하고 기어코 나를 만나게 하는 그런 여행. 

나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적막하고 어두운 사막에 누워 찬란하게 쏟아지는 별들을 보면서 울컥 눈물이 쏟아진 그 때, 장 그르니에의 말을 빌리면 그건 "찬미의 눈물이 아니라 <무력함>의 눈물"이었다. "그는 자기가 절대로 이룰 수 없는 모든 것을, 하는 수 없이 감당하게 마련인 미천한 삶을 깨달은 것이었다." 마땅히 아름다워야 할 그 광경 아래, 하찮은 존재감에 눈물만 흘리고 있으니 참으로 인간적(이기적)이지만 그러면서 허물을 하나씩 벗어나가는 것이 여행의 묘미니까. 그러면서 비워지고 채워지는 게 여행의 맛이니까.

알베르 카뮈의 서문으로 더 잘 알려진 책. "...우리들에게는 보다 섬세한 스승이 필요하였다. 예컨데 다른 바닷가에서 태어나, 그 또한 빛과 육체의 찬란함에 매혹당한 한 인간이 우리들에게 찾아와서 이 겉에 보이는 세상의 모습은 아름답지만 그것은 허물어지게 마련이니 그 아름다움을 절망적으로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그 모방 불가능한 언어로 말해 줄 필요가 있었다."(카뮈)




p.33 말없이 어떤 풍경을 고즈넉이 바라보고만 있어도 욕망은 입을 다물어버리게 된다. 문득 공(空)의 자리에 충만이 들어앉는다. 내가 지나온 삶을 돌이켜보면 그것은 다만 저 절묘한 순간들에 이르기 위한 노력이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p.77 나는 혼자서,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낯선 도시에 도착하는 것을 수없이 꿈꾸어 보았다. 그러면 나는 겸허하게, 아니 남루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되면 <비밀>을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p.78 단순히 살아가는 일뿐만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확립하기> 위하여 누구에게나 반드시 필요하게 마련인 힘이 결여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p.101 루소, "단순하고 항구적인 어떤 상태"

p.102 희열은 비극성의 절정인 것이다. 어떤 정열의 소용돌이가 절정에 이르는 순간, 바로 그 순간에 영혼 속에는 엄청난 침묵이 찾아든다... 침묵 속에는 무엇인가가 가득 차 있다. 그 침묵은 소리나 감동의 부재가 아니다. 

p.105 심브로네 테라스의 포석들 위에 가만히 엎드려서 나는 대리석 위에 춤추는 빛을 내 속으로 스며들게 하고 있었다. 나의 정신은 그 투명함과 그 저항의 유희 속으로 가뭇없이 빠져들더니 이윽고 고스란히 회복되었다. 나는 모든 지성을 혼미하게 만드는 바로 그 스펙터클에 내가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탄생을, 나 자신의 탄생을 목격하는 느낌이었다. 어떤 다른 존재가 태어나는 것일까? 구태어 다른 존재랄 까닭이 무엇인가? 나는 그 때서야 비로소 <존재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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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지
...위선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 자아 분열을 겪고 있는 게 아닐까. 자본주의의 모순, 물질주의의 병폐, 무한 경쟁의 폐해, 썩은 사회, 이런 말들을 너무도 쉽게 뱉으면서, 그리고 스스로를 이 모든 모순에 저항하는 주체로 자랑스럽게 내세우면서, 우리는 돈의 혜택을, 경쟁의 쾌감을, 기술의 발전을 또 너무도 쉽게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현상.
그 거대한 간극을 아무렇지도 않게 수용하거나 혹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우리'를 위선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다. 그냥 우리는 극심한 자아분열에 시달리는 거다. 몸과 정신이 분리된 채 누구는 그것에 아파하고 누구는 항복하고 누구는 합일의 상태로 복원하려고 애쓰면서 그렇게 다들 자기 안에서 싸움을 하고 있는 거다.
어짜피 우리는 세상과 싸울 수 없다. 그러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이길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 뿐이다. 반대로 분열된 자신을 보지 않고는 세상과 싸울 수도 없다. 그건 반복되는 습관, 공허한 메아리,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에 불과하다.
나는 무섭다. 아무렇지 않은 표정, 고뇌와 갈등 없는 눈빛, 반성없는 오만한 말들. 그것들을 가리고 당위성으로, 헌신으로 포장된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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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lonet.kr/main.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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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보첼리의 Time to say good-bye 란 노래 아시나요?

잘 모르신다면 아래 동영상을 약 23초간 들어보세요.

금방 어떤 노랜지 아실꺼예요 :)

 

 

 

그럼 이번에는 아래 동영상을 볼까요?

 

 

어떠신가요? 저는 이 동영상을 보고 무척 감동 받았는데요,

이 동영상은 IFAW, International Fund for Animal Welfare 라고 하는 국제동물보호재단에서 제작된 영상이예요.

고래의 울음 소리를 절묘하게 편집해서 마치 고래들이 Time to say good-bye를 합창하는 것 같지 않나요?

여기 나오는 고래의 소리는 다른 소리랑 합성한 게 아니라 정말 고래 자체의 소리를 모아놓은 거라고 하더라구요.

노래 제목도 참 절묘합니다. 무차별적으로 고래를 포획하는 인간들에게 이제 헤어질 때라고 말하는 듯 하네요. 애잔합니다.ㅜ

그래서인지 이 영상의 유일한 자막이자 맨 마지막에 나오는 자막 한 줄, '노르웨이와 일본이 다시 고래를 포획합니다.'라는 말이 강한 임팩트를 남기면서 그들이 더이상 고래 포획을 허용하지 않도록 뭔가 액션을 취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발상의 전환, 울림이 있는 커뮤니케이션,

운동을 하면서 우리가 계속 배워나가야 할 전략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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